따뜻한 대한민국 겨울만들기
(앞에 1편이 있습니다.. ㅜㅜ 그것부터 봐주세영 ^^;;)



나는 덤프 트럭 아저씨에게 이렇게 소리쳤다...

나 : " 아저씨 .. 진짜 너무 하시네.. 아저씨는 뒤에서 받아 놓고 택시와 승객이 괜찮냐는 말도 없이 아저씨만 아프다고 하세요 ? "

뜨끔 했는지...

덤프 : " 아... 손님은 괜찮으세요?  아니 나도 너무 놀라서... "
나 : " ... "

순간 주위를 둘러보니..

반X대교를 완전히 막았고,
뒷 차들은 빨리 가고 싶은 의지가 없어 보인 듯...
택시가 찌그러진 상태만 보고, 동정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덤프 : " 우선 차 빼고 다리 지나서 얘기 합시다. "

택시와 덤프 운전사는 다시 차에 올라탔고

다리를 지나기 시작했다.

다리를 건너면서 택시 아저씨는 허스키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아저씨 : " 손님 좀 괜찮으세요? "
나 : " 네... "
아저씨 : " 제가 이번에 사고를 처음 당하는 거라.. 좀 정신이 없네요. 어찌 해야될 지도 모르겠고... "
나 : " 네... 아저씨가 100% 잘못한 건 아니니깐요... 저도 좀 도와드릴께요"

덤프와 택시는 다리를 지나 우측에 나란히 세웠고,
덤프 아저씨는 한손엔 전화기.. 한손은 뒷 목을 잡으며 우리쪽으로 걸어왔다.

그리고는 또 아저씨에게 가서,

덤프 : " 아저씨! 아저씨가 갑자기 끼어든거 맞죠? "
아저씨 : " 콜록.."
덤프 : " 손님! 손님이 보셨죠? "
나한테 물어보는 덤프 아저씨가 얄미워서,
나 : " 아니요. 저희는 직진 할려고 했구요. 차선 바꾼건데 뒤에서 아저씨가 받은거자나요.. "
덤프 : " ... "
아저씨 : " 콜록 콜록... "

택시 아저씨는 많이 놀라셨는지,
쭈그리고 앉아 계속 기침을 하고 계셨다.

근데.. 아저씨의 목에 커다란 반창고가 붙어 있었고..

셔츠 사이로도 그 반창고는 아래쪽으로 길게 붙어 있는것이 보였다.

나 : " 아저씨 괜찮으세요? "
아저씨 : " 내가 몸이 좀 안좋아... 암환자라... "
나 : " ... "
덤프 : " 에이... 몸도 안 좋은 아저씨가... 에이..."

목에 호스를 꼿아서 목소리가 그렇게 허스키 한 것이었다.
그래서 덤프 아저씨가 따질 때에도
목소리가 안 나와 말을 못하셨던 것이었고..

택시 앞 유리창을 보니..
' 10년 모범운전 기사 ' 라는 딱지가 크게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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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는 회사로 왔다.
다행히 나는 다친 곳이 없이 멀쩡했고..
이렇게 택시 아저씨와 나의 인연은 끝이 났다.


주위에서는 내가 보상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지만...
이렇게 찝찝한 느낌이 드는 건 뭘까...?

암을 어느정도 이겨 불편한 몸을 이끌고 다시 택시 운전을 시작하셨을 아저씨에
대한 동정심 때문일까?

나의 " 아저씨! 절로 빠져 주셔야죠 !!! " 라는 말로 인해 '10년 모범 운전'이
사라저 버렸다는 죄책감 때문인걸까?

요즘 가끔 아저씨 생각이 난다..

이 사고 이후 한가지 깨달은게 있다.
운전하는 사람에게 갑자기 어디로 가라는 말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는 걸...

아저씨..
몸이 빨리 건강해 지셔서..
다시 ' 10년 모범운전수 ' 를 획득할 수 있게..
마음속으로 소심하게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택시 아저씨.. 죄송합니다.. 그리고 더 건강해 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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