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대한민국 겨울만들기

어느 노인의 흔한 초대장

Posted 2014. 9. 5. 09:11

▶ 어느 흔한 초대장 ◀


올해가 2044년이었던가 ...

내 나이 어드덧 66 ...

이미 노안으로 왠만한 큰 글자가 아니면 잘 보이지 않지만, 지금 나는 아주 뚜렷하게 새로운 뉴스를 보고 있어.
iPaper 라나 뭐라나...
이 iPaper 라는게 참 신통해. 내가 들고 있는 거리에 따라 내 시력과 비교해서 최적의 글자크기로 계속 바꿔주는데...
글쎄 글자가 계속 선명하게 보이니.. 허허.. 참 세상 많이 좋아졌어.. 허허

지난주 작은딸(새미)네 집에서 한 2주정도 있다가.. 너무 심심해서..
어제 큰딸(새아)네 집에 왔는데
큰딸이 결혼을 좀 빨리해서.. 손자녀석이 이제 고등학생이야..

남들은 손자가 커서 얼마나 좋겠냐고.. 나한테 말하는데..
아휴..
그놈의 자식.. 누굴 닮았는지 새끼 손가락에 입체타투인지 뭔지를 하고 나타났지 뭐야...
휴... 내가 직접 손자에게 말은 못하겠고, 큰딸을 불러 손자 혼줄 좀 내라고 했더니...
요즘 유행이래나 뭐래나.. 고등학교 들어가면 하나씩 하는거라나 뭐라나...
참네.. 어이가 없어서... 우리때는 정말 고등학교때 상상도 못했지 허험.

마침 손자가 화상수업이 끝나고 방에서 잠깐 나오는데..
힘들었는지 나에게 손을 벌리며 달려오네..



" 할아버지~ "

" 허허. 어 그래~ 왜그러니?^^ "

저렇게 나에게 오는건 분명 나에게 바라는게 있는 것일터인데... 흠

" 나 수업 힘들어.. 안하면 안되? "

역시나..

" 안되지.. 할아버지때는 맨날 버스타고 학교를 왔다갔다 하면서 공부했는데.. "

" 에이 또 그소리 --; "

" 허허.. ^^ "

손자가 애교를 피우는게 어릴때는 참 궈엽더니.. 이젠 왜이리 징글거리냐..ㅎ
손에 있는 타투도 신경쓰이고 말이지.

" 얘야. "

" 네? 할아버지? "

" 그 손가락에 있는 타투가 멋있니? "

" 이거? 응! 내거가 친구들중에 제일 멋진거야!! "

예....옘병.. 

" 허허.. ^^ 할아버지때는 말이지.. 그런걸 어릴때 하면 사람들이 정말 안좋게 보았단다... "

" 진짜? 그럼 할아버지는 어렸을때 이런거 안하고 뭐했어? "

" 할아버진 열심히 운동하고, 공부했었지.. 허허 ^^ "

" 에이.... 할아버지도 놀러다니거나 그때 유행했던 것들이 있었을거아니야..ㅎ "

얼래? 이런말도 할 줄 알고? .. 많이 컸구만ㅎㅎ

" 있었지.. 사실 할아버지도 많이 놀았었지.. 허허허 ^^ "



그랬었지..
나도 네 나이때는 참 재밌었는데 말이지...

할아버지도 친구들끼리 나이트클럽이라는데도 갔었고,
지금은 볼 수 없는 피씨방에서 오락도 엄청 했어. 클랜전 하느라 밤도 많이 셌지ㅎ
그리고 같이 야구단을 만들어 야구도 엄청 했었고..^^ (한 15년 했나?)

한 친구는 클럽이란데를 가서 죽빵을 맞고오질 않나..
친구들끼리 패션이라고 비슷한 옷을 입고 같은 모자를 쓰고 로데오거리라는 곳을 활보했었지...
스마트폰이 없던 삐삐시절 전화를 하기 위해 커피숍이란 곳에서 죽때리며 놀았고,
포켓볼장에서 죽때리며 놀다가...
만화방에서 죽때리다...
당구장에서 죽때리다가...
클럽이란 단어가 붙은 곳은 다 다니며 죽때렸었지...허허 그땐 참 체력도 좋았어..

휴~ 이렇게 되세김질을 하니.. 할아버지가 네놈을 나무랄게 못되는구나... 허허
참... 옛날 생각이 많이 나는구나

그때가 참 재미있었고 좋았었는데 말이지...
그때의 친구들의 모습이 그립고,
멋모르고 놀던 그때로 되돌아갈수만 있다면... 참 좋겠구나...



다같이 예전의 한순간만이라도 다시 보낸다면 정말 소원이 없겠구나...
친구들아 보고싶구나...
너무나도...










문득, 그때가 생각나는구나..
서로 맛있는 음식을 하나씩 가져와서,
잠원 한강 캠핑장에 갑작스레 모여.. (그땐 벙개라고 불렀었지.. 허..험^^)
시원한 한강 바람을 맞으며 병나발를 불었던 그때.. (참 젊었었지.. 36살이었던가?ㅎ)
그때가 유독 생각이나네...^^














미래의 나에서 현재의 나로 다시 돌아와서...

미래의 내가 그리워할만 한 소중한 추억을 쌓아볼래?


일시 : 2014년 8월 14일(목)
장소 : 잠원 한강 캠핑장 밤 9시 ~ 
대상 : 위 추억에 해당되는 친구들^^
준비물 : 맛있는 음식 (과자 1봉지라도 OK)
컨셉 : 한강바람, 좋은 음악(포터블스피커), 친구들의 음식 그리고 병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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